기록 날짜
2024년 6월 4일
분야
IT
키워드
AI, 감정, 동물
본문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인간과 동물 간 대화. 인공지능(AI)이 가능성을 조금씩 열어주고 있다. AI가 동물의 소리를 분석해 그 안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
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데이비드 척 일본 도쿄 아이대 교수 연구팀은 닭의 울음소리를 분석해 닭의 감정 상태를 약 80% 정확도로 해석할 수 있는 AI를 개발했다고 지난해 9월 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인 ‘리서치스퀘어’에 발표했다.
이 AI는 배고픔, 두려움, 분노, 만족, 흥분, 고통 같은 닭의 감정 상태를 판별한다. 연구팀은 “심층 감정 분석 학습라고 하는 최첨단 AI기술을 사용했다”면서 “이 기술은 복잡한 수학적 알고리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닭의 울음소리를 판별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닭은 상황별로 다른 울음소리를 낸다. 먹이를 먹기 전과 후 등의 상황에서 내는 울음소리가 다르다. 동물 심리학자와 수의사 등 전문가 8명은 울음소리별 특징을 AI에 제시하고, 닭 80마리가 200시간에 걸쳐 내는 울음소리를 학습시켰다.
이렇게 학습한 AI에 닭의 울음소리가 녹음된 또 다른 샘플을 제시하고 감정 상태를 구분하도록 했다. AI는 약 80%의 정확도로 닭의 울음소리별 감정 상태를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AI를 사용해 동물 소리를 분석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동물에 적용해 동물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게 되면 동물을 위해 훨씬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닭 외에도 여러 동물의 대화를 분석하려는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설치류에 집중하고 있다. 쥐가 포함된 설치류는 초음파를 통해 동료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사회적 동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설치류가 내는 초음파는 사람의 귀가 듣는 주파수보다 높아 직접 들을 수 없다. AI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2019년 존 노이마이어 미국 워싱턴대 약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쥐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보는 AI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신경정신약리학지’에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 AI는 쥐가 내는 초음파 발성을 분석하고 탐지하는 ‘딥찍찍(DeepSqueak)’이란 딥러닝 기반 소프트웨어다.
딥찍찍은 인간의 신경을 흉내낸 인공신경망을 기반으로 한다. 인공신경망에 초음파 발성과 소음의 사례를 넣고 알고리즘을 통해 학습시켜 이를 구분하게 하고 쥐가 내는 초음파 소리를 이미지와 초음파 사진으로 바꿨다. 그런 다음 자율주행을 위해 개발된 이미지 인식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미지를 분석하게 했다. 이를 통해 오류와 분석 시간을 크게 줄였고 초음파의 해석을 상황에 맞게 극대화했다. 과학자들이 현재까지 파악한 것에 따르면 쥐들은 약 20가지의 초음파 발성 레퍼토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딥찍찍으로 분석한 결과 쥐들은 설탕과 같은 보상을 기대하거나 동료와 놀 때 가장 행복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동일한 초음파를 반복적으로 냈다. 암컷 쥐가 나타날 땐 마치 구애를 하듯 초음파 패턴이 복잡해졌다. 늑대의 휘파람과 동일한 초음파를 내기도 했다. 암컷의 냄새를 맡을 순 있지만 볼 수는 없을 때 쥐들이 내는 초음파는 더 복잡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발견은 수컷 쥐가 구애를 위해 초음파를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견해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상상만 할 수 있었던 것들이 AI로 인해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무섭다.
정확도 80%로 닭의 울음소리별 감정 상태를 구분하는 데 성공했고, 설치류도 연구 중에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인간과 가장 밀접하게 지내는 동물인 강아지, 고양이들의 감정도 언젠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시대가 올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 반려묘들이 한 문장만 구사할 수 있다면 혹은 한 마디만 배울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했으면 좋겠는가에 대한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나 아파' 라고 대답했다. 나는 지금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는데 나 또한 위와 같이 대답할 것 같다. 사람은 아픔을 느끼면 병원을 가지만, 동물은 아픈 감정을 느껴도 티가 나지 않거나, 악화되었을 때 나타나곤 한다. 닭, 쥐를 시작으로 기술이 더 발전되어 강아지, 고양이 등에게까지도 그들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원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313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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